Aramasa, Amagaeru "Spark", 2023
아마가에루는 저알코올과 병 발효, 탄산, 충분한 단맛 등의 특징으로 시대를 사로잡는 일본술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발효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보존하여 스파클링 사케를 만드는 것은 확실한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는데, 그렇다고 포도주와 같이 탄산을 만들어내기 위한 별도의 발효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므로 기포의 감각은 확실하게 다르다. 물론 의도가 있다면 병발효가 가능한 상태로 출하할 수도 있겠지만, 영하 이하의 빙온 보관을 요하는 일본술에게 극적인 발달은 기대하기 어렵다.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 첫향으로 추앙받는 일본술이란 무엇인가를 쉽게 이해하게 만들지만, 영상을 지나 화이트 와인 수준의 서브 온도만 되더라도 집중도가 떨어지는 인상을 준다(그것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과음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아예 따뜻함 이상으로 데워 마시는 경우까지 상정하는 일본술이지만, 이런 형태의 술을 온전하게 모두 즐기려면 작은 병에 옮겨담아 다시 온도를 관리하는 등 까다로운 취급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은 특유의 소분 방식과 같은 적절한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술의 퍼포먼스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단순한 관행(주류를 출고한 라벨의 병째로 따라 마시는 것은 어느 지역에서나 비교적 현대적인 현상이다)에 머무르는 듯 하다. 쌀로 빚은 술이 한 잔의 충격을 주는데 성공한 만큼, 그 다음을 보여줄 수 있을까? 아직은 제한된 경우에서만 즐길 수 있는 쾌락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