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rella, Inedit Damm
Estrella의 "Inedit"이라는 이름의 뜻, 라틴어의 "미발간의, 미출간의"에서 보이듯이 이네딧 담은 스스로를 그 어떤 맥주도 시도한 적 없던 선구자의 자리를 자처했다. 그리고 이제 그 맥주를 어디에서나 편하게, 이런 캔으로 즐길 수 있다.
이네딧 담은 그 이름 말해 뭣할 페란 아드리아가 개발한, One size fit to all을 목적으로 한 맥주다. 현재 크맥씬에서 자본과 사람이 몰리는 쪽을 생각하면 그들의 관심 밖에 존재하는 맥주다. 기본적으로 밀맥주, 벨지안 화이트라 불리는 방식으로 양조한 것이다.
코리앤더로 시작하는 화사한 향기가 썩 설득력 있게 다가오며 맛이 굉장히 정교하게 제어된 인상을 준다. 스스로의 맛을 신맛이던 쓴맛이던 표출하는 대신 뒷전으로 자리한다. 곡류 특유의 입맛 당기는 구수함만이 약간 자리하며, 향의 여운이 그리 길지 않다.
오랜 세월이 지난만큼 레시피도 많이 바뀌었다.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개악이다. 성분표만 보아도 안다. 그야 어쩔 수 없다. 그만큼 일상에 봉사할 수 있는 가격대로 내려왔다. 대량생산을 위한, 또는 기업의 이익을 위한 방책의 산물이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는 사라지지 않았으니 생각을 공유할 정도로는 남아있다.
엘 불리가 폐업한 시대에 이 맥주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잔존한다. 음식과 음료의 궁합에 대해 도전해 보았는가. 이 맥주는 스페인 요리, 와인 식초와 올리브, 연기의 향이 가득한 요리에 어울리게 개발된 것이다. 항상 가능성을 떠올리라. 다시 생각하고 다시 재고하자, 먹어보고 또 마셔보자. 음식의 세계는 넓고 깊다. 주저하지도 말고 퇴보하지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