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nri Giraud Solera Ratafia Champenois - 라타피아 샹파누아즈
라타피아 샹파누아즈는 동명의 지중해 리큐르와 달리 발효를 중단하여 만드는 일종의 주정강화와인이다. 고귀함의 상징인 샹파뉴의 포도를 쓴다니 당연히 샹파뉴스러움을 기대하게 만들지만, 한 번 더 가벼운 생각을 더하면 의문이 생긴다. 샹파뉴의 꽃이라면 역시 화려한 산도, 그리고 그것을 빛내는 도사주. 그렇다. 샹파뉴의 포도는 그렇게 달콤할 필요가 없는데, 주정강화와인이라?
그래서이기 때문인지 같은 포도나무에서 나온 주스라고 해도 라타피아가 보여주는 캐릭터는 사뭇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을 준다. 앙리 지로를 사랑하게 만드는 화려한 꽃향, 자부심을 느낄 만한 섬세함과 굵은 심지를 동시에 지닌 오크. 사실 이름이 앙리 지로가 아니었다면 나도 이렇게까지 사랑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나는 말할 수 있다. 포도를 먹는 방법으로 라타피아는 좋은 방법이라고. 식사 후 기울이는 라타피아 한 잔에 밤하늘이 괜히 밝아 보이는 날이었다. 위스키가 강한 서울에서는 증류주에게도 단맛이 사치로 여겨지고 있으나, 나는 그 가능성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