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alais - 2024년 가을

Le Palais - 2024년 가을

한국식 중화요리가 다른 만큼, 중국의 중화요리또한 만 가지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대만이 중국이냐"는 질문에 부딪히겠지만, 정치적인 체제보다 중국 문화라는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면 대만 요리는 중화 요리 중에서도 중국 요리의 카테고리에 포함해도 좋다고 본다.

그만큼 내지의 요리의 여러 측면과 닮았으면서도, 내지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내는 게 대만 요리이다. 하나는 지리적 위치보다 정치적 배경이 강하게 작용한 덕에 나타나는 북부 요리의 강한 영향, 식육의 높은 비중. 홍콩-싱가폴을 중심으로 한 칸톤 요리와 유사해 보이지만 근대사의 경계선 사이에서 둘은 다른 길을 걸었다.

르 팔레는 대만에 미쉐린 가이드가 상륙한 이후 그 첨탑으로 지정받았다. 대만인들 스스로에 의해서인가? 외국인들에 의해서인가? 별 세 개의 등대는 어쨌거나 환하게 빛는데, 어디를 비추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자.

예약

르 팔레의 예약은 전화와 이메일로 가능하다. 호텔과 연계해서 사전 예약이 가능하고, 저자는 팔레 드 쉰 호텔의 스위트에 투숙하며 레스토랑을 함께 예약했다.

요리

시작하는 요리에 대해 간단히단 다루자면, 간과하기 쉬운 중국 요리의 맥을 찌르는 신맛이 있었다. 추(醋)라는 끝말을 가진 신맛의 레퍼런스가 방대하고, 특히 매운맛이나 감칠맛과 엮이는 초류의 사용이 지역의 뉘앙스까지 결정하는 중국 요리에서 기대할만한 신맛으로 시작한다는 것은 즐겁다. 그 사이 리치의 밀도 높은 존재감이 이곳이 남쪽나라라는 것을 잊지 않게 해준다.

음료에 대해서는 후술.

저녁 시간이었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 없다는 심정으로 만두를 몇 개 골랐는데, 이 레스토랑이 딤섬으로 별을 따낸 것은 아니지만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먼저 왼쪽의 하가우다. 흔히 투명하지만 젓가락~ 같은 소리가 따라붙는, 한국에서도 세계적으로도 가장 대중적인 그 딤섬이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투명하지 않다. 나는 하가우의 피에 투명이라는 요건이 붙는 것은 그 시각적 효과보다는, 피의 역할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잘게 다져넣은 만두소가 불투명한 막을 투과하여 보이는 모습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다. 그러나 피에게 요구되는 역할은 만두소를 보호하는 역할, 열조리에서도 수분을 가두는 역할이기 때문에 두꺼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 지점에서 르 팔레의 하가우는 불투명하지만 올바르다. 피가 얇지는 않아도 밀도가 높지 않아 빠르게 녹아 퇴장하고, 주인공인 새우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단순하지만 탁월한 감각이 있던 점은 약간 큰 덩어리로 다져낸 지점. 찌듯이 조리한 갑각류에게 기대되는 탄력이 재미를 더하고, 염도가 자꾸 씹었을 때의 단맛과 조화를 이룬다.

건전복과 닭다리를 사용한 쇼마이는 특유의 버섯이나 마른 목재같은 향이 즐거웠지만 완전히 으깬 질감은 가금류의 기름이나 건전복을 즐기기에 좋은 파트너는 아니라고 느꼈다. 어쩌면 기대와 정 반대의 결과를 받게 된 셈.

Crispy Roast Baby Duck

르 팔레에는 여러 바베큐가 있지만, 특히 이 어린 오리(先知鴨)는 현대 대만 요리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요리는 28일령, 즉 브로일러 닭 수준으로 빠르게 도축한 오리를 사용하는데, 중국 어딘가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겠지만 일반적인 대륙의 오리 요리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방식으로 현재 대만의 주요 레스토랑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대만적인 요리다.
어린 오리를 사용한 바베큐는 르 메르디앙 타이페이를 소유한 마이 험블 하우스 그룹(寒舍)에서 처음으로 선보였고, 이들은 이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 어린 오리를 도축하여 공급하는 인프라까지 조성했다. 소동파의 시(春江水暖鴨先知)에서 이름을 본딴 것은 그 뒤의 일이다.

양념을 입히고 건조한 뒤 굽는 방식은 칸톤식 오리 구이의 전형을 따르지만, 껍질의 매력은 살리면서도 살을 먹는 쾌감은 또 다르게 나타난다. 송아지 고기처럼 살의 조직이 확연히 연한 느낌에 더해, 연골까지 먹을 수 있어 살을 맛보는 쾌감은 각별하다. 이 요리를 세 명 이상이서 나눠 드시는 경우는 기억하시라. 다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오리 구이 중에서 분명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베이징 카오야가 맞고, 베이징식과 난징식, 칸톤식을 아주 엄밀하게 구분할 필요가 (외지인에게는)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요리를 마주하면 다 비스무리하게 갈색 빛인 바베큐 사이에서도 우주가 존재한다는 것을 느낀다.

차슈를 사용한 볶음밥은 지나치게 안전한 조리에 치우치고 있어 이런 식당에 기대할 품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볶음밥의 임팩트는 처음 마주쳤을 때의 웍헤이, 그리고 한가득 씹었을 때 기름을 타고 오는 풍성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러 부재료를 고르게 익히는 와중에 과조리를 피하려다 보니 지나치게 안전한 볶음밥이 되고 말았다. 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인공을 자처하지도 않았다. 결국 서민 요리라는 본질이 발목을 잡는 것인지, 대만 뿐이 아니라 어느 곳의 중식당(심지어 한국도)에 가도 볶음밥만큼은 저렴한 곳이 더 맛있을 때가 많다.

남은 오리로는 콘지를 끓여주는데 정말 새하얀 콘지에 바베큐를 넣은 것 뿐이지만 볶음밥과는 달리 단순함의 위대함을 한껏 선보였다. 콘지에 미묘하게 베어든 오리 기름의 향긋함, 더욱 부드러워져 질감의 역할을 수행하는 가느다란 뼈가 선사하는 대조, 뼈를 위해 한껏 씹었을 때 다시 다가오는 오리의 단맛과 짙게 머금은 양념의 쾌락. 무채색으로 갖춰입은 일상복 위에 화려한 행커치프같이 절묘하게 시선을 잡아끈다.


총평: 르 팔레가 모든 대만 요리의 정수를 선보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만 자체에서 형성되는 대만 요리씬의 발전상을 섬세하게 담아내어 전형적인 요리에서는 전형성의 아름다움을, 신시대의 요리에서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곳이다. 장제스 시절의 북방 영향을 받은 대만 요리보다 칸톤 요리의 영향을 받아가는 현대의 대만식 중화 요리의 매력을 찾는 사람에게는 "여행할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거짓은 아닐 것이다.

분위기: 극도로 낮은 조도, 주변을 페이드 아웃 시킬 정도의 넉넉한 간격이 선사하는 고요함.

서비스: n/a

음료: 와인의 구성은 정말 필요한 최소한도 수준이지만 전형성에 무턱대고 기대지 않아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위를 보라, 피노 누아가 아니라 슈페트부르군더다.

가격: 무엇을 먹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당 NT$4,000 이상으로 풍성하게 구성한다면 좋을 듯.

Palais de Chine Hotel Taipei - Dining - LE PALAIS
Awarded three Michelin Stars on 《Michelin Guide Taipei》 for seven consecutive years (2018-2024)Le Palais serves all famous Chinese cuisines with hand-picked fresh ingredients, and has been awarded by the Culinary Culture Forum across Taiwan and China as one of the top ten restaurants. Le Palais serves the best Cantonese dim sum and Chinese banquet cuisines that are highly appreciated by both domestic and international diners. Our eleven luxurious private VIP rooms merging oriental and French esthetics in the restaurant are the most ideal locations for private gatherings, where you can bask in the warm morning sunshine or enjoy the magnificent city night view.▏Location17F▏TimeLunch 12:00 - 14:30 (Last Order: 14:00) Dinner 18:00 - 21:30 (Last Order: 21:00)Closed on every Monday.In case of a holiday, the holiday will be postponed by one day, and the holiday will be announced when the reservation is opened every month.▏Please contact Le Palaisat +8862-2181-9985/86 Fax +8862-2181-9971Reservation service hours: 10:00 - 20:00 every Tuesday to Sunday, closed on every Mo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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