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IER - 2025년 겨울

L'OSIER - 2025년 겨울

아마 이 블로그의 독자께서도 "좋아하는 요리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으시리라 생각한다. 그것은 단일한 한 그릇의 요리일 수도 있고, 어떤 식당이나 심지어는 지역, 국가가 될 수도 있다. 흐릿하게나마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좋아하는 게 너무 많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분들도 많으리라. 가끔은 그것을 언어가 아닌 방식으로 표현하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이것은 그런 이야기다.

방문 전에

로지에의 예약은 공식 웹사이트 또는 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방문 전 별도의 확인 절차는 진행하지 않는다.

요리

新政 No.6 New year-type 2025

로지에의 특장점은 시대의 흐름을 민감하게 의식하는 주류 리스트인데, 잔으로 마실 수 있는 럭셔리한 샴페인보다도 아라마사를 찾는다. 배치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라마사가 가진 과실과 약간의 탄산감을 곁들인 질감은 유지방과 밀가루가 이끄는 서양 요리의 맥락 속에서도 가능성을 느끼게 한다.

이런 요리는 크리스마스가 여전히 지나지 않은 듯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 방문일은 1월이 넉넉히 지나가는 시점이었다 - 짚고 넘어갈만한 것은 작지만 두껍게 저며낸 트러플의 중후함이다. 두께가 느껴질 정도의 트러플을 이로 으깨면 가공품이 가진 강렬함은 없지만 섬세한 뉘앙스를 뽐낸다. 두 겹의 치즈는 그 향을 음미하는 찰나를 조금이라도 길게 만들어준다.

시금치와 순무 잎의 스프
홋카이도 도화새우, 버베나, 포멜로, 돼지감자 무슬린, 캐비어, 크루스티엉 겔

안타깝게도 이 요리는 밝음보다는 혼란스러움이 컸는데, 콘셉트는 명확하다. 열조리가 불필요한 도화새우의 본질적인 단맛, 그것을 가꾸고 확장해 나갈 부재료. 가벼운 요리로 연출했다지만, 캐비어와 비스크가 이끌어야 할 차가운 감칠맛이 단맛에 숨이 죽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형적인 랑구스틴 요리법을 응용한 그림인데, 랑구스틴에 비해 도화새우여야 할 당위를 드러내지 못했다.

뵈프 부르기뇽, 펜자 후추, 3종류의 당근, 야채 라비올리

레스토랑의 격식에 맞지 않는, 극장성 없는 가정식 요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 저 무던한 모양을 보라! - 이 요리는 두 가지 지점에서 오히려 주방의 격을 보여주었다. 하나는 젤라틴을 중심으로 한 질감. 짧은 시간 조리해서는 먹기 힘든 부위를 오래 졸여 녹이듯 하는 조리법이지만, 정확히 무엇을 조리하는지라고 한다면 유쾌하지 않게 오래도록 씹을 거리가 되는 콜라겐이다. 충분히 젤라틴화가 되었을 때 요리는 완성에 이르고, 나머지 부분의 노화가 일어나지 않을 때 중단하는 섬세함이 필요하다. 시간을 사용하는 조리법인 만큼 맛이 배어들 수 있는 것은 부가적인 장점이다. 녹아서 없어진다는 말이 흔한 찬사로 사용되지만, 정말 입안에 존재감 없이 사라지는 액체같은 느낌보다는 이가 가는 대로 무너지는, 씹지만 씹지 않는 듯한 질감이 소탈함 속의 정교함을 보여준다.

또 하나는 가니에르의 느낌을 더해 보랏빛을 더한 소스와 단맛으로 이어지는 가르니튀르의 흐름. 그을음까지 떠올리게 하는 카메룬의 흑후추가 후각을 여는 느낌이라면(* 사진 촬영 후에 곁들여 사진에는 나타나지 않음) 와인에서 야채로 이어지는 단맛은 혀의 감각을 열어 만족감의 공간을 확보한다. 앞선 요리와 이어지는 겨울의 단맛이라는 흐름이 적절하게 배치된다.

레몬 셔벗
헤이즐넛 아이스크림, 바닐라 아이스크림, 헤이즐넛 타르틀렛

헤이즐넛으로 전부를 감싼 듯한 그림이지만 견과류의 지방과 단맛의 호흡이 결코 지치지 않는다. 아니, 사실 점심 때라면 조금은 지치지만...


총평: 올리비에 셰프의 요리는 일본의 식재료를 프랑스의 맥락 안으로 빨아들이는 듯한 방식을 보여준다. 어느 한 쪽을 드러내기 위해 집착하기보다는, 같은 점과 다른 점을 거미줄처럼 엮어내는 느낌에 약간의 창의성, 혹은 도전 정신이 가미된 인상을 준다. 어떤 요리에서는 과도한 욕심이, 어떤 요리에서는 진심이 가진 기쁨이 혼재한다. 그러나 몇몇 지점에서 과연 특별하다는 마음을 준다는 점에서 나는 이곳의 요리를 '내가 좋아하는 요리'라고 하고 싶다.

분위기: 따뜻한 톤과 높은 층고, 치밀하게 설계된 고요함 내지 아늑함, 혹은 적막함. 색상과 자재가 주는 온기가 좋지만, 채광을 거의 배제한 듯한 공간에서는 인공적인 쾌락에 몰두하게 된다.

서비스: 정도를 내려놓지 않으면서 유쾌함을 곁들인 가벼움 사이

가격: 점심 17,000 JPY, 저녁 22,000 JPY부터. 와인 포함 인당 30,000 JPY~40,000 JPY 권장.

L’OSIER|ロオジエ 銀座のレストラン
【ロオジエ/1973年東京・銀座に誕生したフランス料理店】料理・空間・サービスすべてにおいて最高の時間を演出します。優雅なひとときをロオジエでお過ごしくださ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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