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SON by Sota Atsumi - 2024년 여름

음식을 찾아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드는 파리에서는 요리사들이 주목하는 요리사도 있기 마련이고, 소타 아츠미는 그 최전선에 있다.

내추럴 와인 업계의 거두이자 레스토랑 경영자인 장쿠Pierre Jancou로부터 스타일을 흡수한 뒤 빠르게 스타가 된 프랑스의 일본 요리사, 그가 제시하는 프랑스 요리의 비전은 어디를 가리키는가?

방문 전

메종의 예약은 Zenchef와 이메일을 통해 가능하다. 특별한 확인 절차는 거치지 않는다.

요리

시작하는 샴페인은 플뢰리의 플뢰리 드 유럽. 비오다이나믹을 상징하는 생산자를 통해 레스토랑의 기본적인 비전이 드러난다. 2023년 데고르주망의 어린 병이지만 잘 익은 사과를 중심으로 한 과일 느낌이 잘 만들었다는 인상을 전해준다.

사과와 소렐로 만든 채즙, 오일로 마무리한 여름 토마토, 염장한 정어리.

사과와 소렐은 사라진 <가온>의 미나리즙을 떠올리게 만들면서도 그에 비견하는 위력을 보여준다. 시간으로 입혀낸 소렐의 화사함이 사과의 산, 당과 멋드러지게 어울린다. 아름다운 시작이다. 정어리 역시도 유럽의 바다와 식문화가 가진 자산을 아낌없이 사용하는 느낌을 준다. 지중해의 느낌을 가져오는 강렬한 염장과 응축된 살덩이의 쾌감.

상당한 감칠맛과 미네랄을 자랑하는 이 와인의 고향은 무려 카나리아 제도였다. 그래, 이런 놀라움을 찾아서 지구 반대편으로 향하는 것이 아닌가. 같은 것을 저렴하게 찾아 다니는 것도 좋겠지만, 그러기만 해서야 인생에 재미가 없다.

상당한 볼륨으로 구워내는 빵에는 분명한 인상이 있다. 사워도우이지만 기교가 강조된 스타일보다는 속의 질감이 상당히 촘촘한 편이고, 겉은 불규칙한 고열에 노출되어 갈색빛으로 잘 그을은 부분부터 반죽의 뉘앙스가 강한 귀퉁이까지 편차가 있다. 반죽에 밤가루를 넣기 때문에 글루텐이 길쭉길쭉하게 뽑히지 않고 바스러지는 대신 밀기울이나 밤의 구수한 뉘앙스가 좋다. 참으로 투박하면서 아름다운 빵이었다. 역시 발효 뉘앙스를 보이는 버터가 만났을 때의 기분좋은 산미의 힌트가 레스토랑이 제안하는 자연적 경험이라는 것이란 문화 그 자체임을 보여준다.

참치와 쐐기풀, 토마토로 이루어진 이 요리는 앞선 기대를 무참히 부수었다. 편견에 기대어 일본인이 집도하는 레스토랑의 참치라니 최소한의 기대를 하게 만들었지만(그 다랑어는 지중해의 것이겠지만) 형편없었다. 다랑어의 맛의 집중도는 흐트러져 있었고, 약간 두껍게 썰어낸 솜씨는 그 묽음을 더욱 강조하고 있었다. 쐐기풀의 소스만이 흥미로웠지만 참치의 실패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강렬한 매력을 가진 와인만이 기억에 남았다. 껍질의 매력을 온전히 뽑아내어 꿀같은 단맛부터 캐모마일, 사프란같은 화사함까지, 어린 와인 주제에 오크드 샤르도네 비슷한 잔에서 대단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강한 불에 구운 야채에 약간의 크림 소스는 뉴 노르딕 스타일의 진한 잔상이 보였지만, 역시 최첨단의 스타일이 가진 매력은 부정할 수 없었다. 짧고 강하게 당겨온 야채의 단맛과 그 섬유질을 즐길 수 있게 만드는 그을린 뉘앙스. 여름에 제철을 맛는 쿠제뜨 호박(애호박, 주키니와 닮았지만 또 다르다)은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다. 소스의 염분과 지방이 야채의 단맛을 펼치는 커다란 도화지가 된다.

뉴질랜드의 사토 샤르도네는 슬슬 차오르는 알코올과 더불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겼던 기억만이 남았다. 흐릿한 기억으로는 결국 샤르도네구나, 그렇지만 부르고뉴가 아니긴 하구나.

본격적인 하이라이트는 이쪽부터. 이곳의 주방에는 나무를 사용하는 오븐 외에도 높이를 조절해 가며 익힐 수 있는 석쇠 그릴이 있는데, 그 도구를 다루는 솜씨가 유감없이 드러난다.

껍질을 붙인 채로 약한 불에 훈연하듯 오래 익힌 송어와 건조한 다음 다시 수분을 먹인 양배추, 송어 알로 투박한 구성이지만 송어가 가진 매력이 극한까지 드러난다. 단면의 주황빛이 사라지지 않았을 만큼 섬세하게 익혔으되 훈연의 향만은 충실하게 입혔고, 감싸는 단맛과 흩뿌린 소스를 통한 균형감도 좋다. 요새의 레스토랑에서 흔히 내세우는 주제인 "불과 야채"를 여러 번에 걸쳐 흠 없이 수행해낸다.

Frédéric Cossard의 계보 아래에 있는 Maxime Crotet의 꼬드 드 뉘는 부르고뉴 따위는 잊어도 좋을 만큼의 개성을 보여주었다. 즐거운 과실의 집중도, 약간의 향신료와 휘감는듯한 텍스처.

그 아름다움은 뿔닭을 만나 피날레를 장식하였다. 마침 일본에서도 얼마 전 뿔닭 요리를 먹을 일이 있었기 때문에, 뿔닭에 관해 주방에서 여러가지 들을 일이 있어 좋았다(사담을 재현하는 것은 본지에서는 피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생략). 여름보다는 겨울의 계절감을 상징하는 재료이지만 사냥으로 잡지 않는 것들도 충분히 유통되고 있어 여름에도 즐겁게 낼 수 있다.

소금 반죽을 두텁게 입힌 채로 화덕에 넣는 것으로 퀴숑을 잡고, 숯이 깔린 석쇠에서 표면을 다시 그을리는 방식으로 두 번에 걸쳐 익히는데 적색육에 가까운 부분과 백색육에 가까운 부분을 정형하여 따로 완성한 질감이 완벽하다. 타조 정도 되지 않고서야 한 끼니에 한 마리 단위를 탐닉하게 되는 가금류의 정서적 측면을 감안하면서도 높은 수준에서 완성하기 위한 기술적인 섬세함을 갖췄다. 누구나 떠올릴 법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기는 어렵다. 여러분, 닭가슴살과 닭다리의 조리 시간을 따로 계산해 주는 치킨집에 가보셨습니까?

갑각류 껍질을 덖어낸 소스에 조리한 지롤, 말 그대로 방점을 찍은 한 점의 점도 높은 소스까지 뿔닭의 조리에서 얻어낼 수 있는 만족감이 가득 차 있었다.

그에 반해 치즈는 놀라울 정도로 익숙한 것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다.

복숭아와 복숭아 쿨리, 우유 아이스크림에 라즈베리와 바질로 변주를 준 페슈 멜바는 지중해 복숭아의 무더위를 한껏 맞은 단맛이 화사했지만 아이스크림의 질감은 아쉬웠다. 전문적인 패스트리 주방을 두지 않는 스타일의 연장선이라고 하면 어쩔 수 없지만, 나는 제과 주방만큼은 가능한 첨단을 지향한다.


총평: 소타가 이끄는 메종은 가벼움을 향해 달려가는 시대정신 속에서도 아름다움이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가죽 제품이나 오트쿠튀르와 같은 패션 업계는 물론 스포츠카나 손목시계같은 사치품까지 모두가 가볍게 친해질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취하기 위해서 마시는 주류마저 알코올이 줄어들어야 팔리는 요즈음 오트 퀴진에 구조조정이 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소타는 비스트로노미가 단순히 열악한 가스트로노미, 만만한 가스트로노미가 아닐 수 있다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유럽 대륙이 가진 막대한 유산을 바탕으로 자연을 따르는 것만으로 길이 있다는 듯 그의 안내를 따라 향하다 보면 낙원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것처럼만 느껴진다. 레퍼런스가 되는 유사한 경험들과 비교했을 때 약간의 차이에서 오는 충격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공간: 구운 진흙과 구릿빛 금속이 공명하는 차분한 색감, 높은 층고와 트인 구조가 선사하는 여유로움. 조명부터 배경까지 자연스레 주방과 접시로 이목이 향하는 치밀한 구조.

서비스: 요리의 전달과 정리 그 이상을 해낼 수 있는 전형적으로 기대되는 수준의 전문성. 약간의 아마추어리즘은 사랑스러움을 더할 때도 있다.

음료: 잘 알려진 내추럴 위주, 개별적으로 보았을 때보다 요리와 짝짓기 했을 때의 위력이 파괴적이다. 짝짓기 권장.

가격: 점심 85 EUR, 저녁 150 EUR부터. 위의 식사 전액이 약 120 EUR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Maison Sota Atsumi

전화번호: +33 (1) 43 38 61 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