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xime Frédéric at Louis Vuitton - 문제적 럭셔리
아르노 동켈레를 파리에 유치한 LVMH는 그 사단의 힘을 유감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특히 식음료를 마케팅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그 풍요로운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LV이다. (서울 기준) 다양한 럭셔리 브랜드가 제안하는 식탁 위의, 혹은 매장에서 제안하는 라이스프타일이 열악한 것을 생각하면 루이 비통만큼은 다른 전략을 가지고 있음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한동안 서울을 들렀던 여러 요리사들부터 '우리'까지, 루이 비통은 서울을 미식의 새로운 수도로 선언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그것은 성공했는가?).
루이 비통의 팝업이 장기간의 프로젝트가 된 것은 서울만의 일은 아니다. 막심 프레데릭이 루이 비통을 위해 만든 디저트를 선보이는 이 공간은 팝업 전시를 위해 기획되었지만, '저렴한 럭셔리'를 즐기기 위한 명소가 되면서 반영구적인 장소로 응고했다. 프테라포르테에서 치밀한 양산품, 이탈리아의 소공예품에서 동아시아의 막대한 생산량을 활용하는 치밀한 프로그램을 통해 티셔츠와 스니커즈로 즐기는 럭셔리의 시대를 이끌었던 루이 비통은 이제 간식 한 끼와 소셜 미디어의 밈으로 즐기는 럭셔리를 제안한다. 막심 프레데릭은 과연 그러한 럭셔리가 한 치의 진실을 품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인가?
이름과 다르게 캐러멜에 상당한 무게를 두는 <앙트르메 바니>는 그 의미를 전부 알기 어려웠다. LV라는 이름을 감안하더라도 압도적인 가격(18 EUR)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매력이 없다. 오히려 그런 점이 루이 비통스럽다고 할 수 있는데, 바닐라의 섬세함을 찾기보다는 선이 굵은 맛을 중심으로 알기 쉬운 그림을 그렸기에 대중을 향한 호소력은 있다고 본다. 둘러싼 바닐라의 달콤한 첫향기에서 헤이즐넛의 여운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전형성에 크게 의존하는데, 앞과 뒤 모두 무거워 전체의 그림이 크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것이 바라는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전형성 이상을 기대하지 않았던 앙트레멍 쇼콜라에서 막심의 명성이 허투루 딴 것은 아니라는 모습을 읽어낼 수 있었다. 약간의 열대과일 느낌부터 카카오라는 단어 자체가 가진 열로 볶아낸 그윽함, 그 전체를 받쳐내는 질감의 흐름까지 하나의 완성품을 나타내고 있었다. 가벼운 맛은 가벼운 크림으로 빠르게, 무거운 맛은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로 쌓은 긴 여운으로 초콜릿의 꿈을 그린다. 하나같이 매장 한켠의 전시품처럼 개성을 내뿜는 강한 음료들에게는 이런 디저트가 나와야 감당이 된다.
일본의 "르 카페 V"에서도 든 생각이지만, 막대한 자금력으로 화려한 이름값을 내세우는 것에 비하면 루이 비통을 식탁 위에서 만나는 것은 그 기대만큼 재미있지 않다. 물론 이곳에서 맛이 가지는 중요성이 크다면 얼마나 크겠는가? 주변 사람들에 대해 묘사하거나 현장에서의 대화를 유치한 방식으로 재현하는 글을 정말이지 좋아하지 않지만, 설명을 위해 최소한을 인용하자면 이 드넓은 카페에서는 리차드 밀을 찬 손으로 끊임없이 틱톡 영상을 보다 나가는 사람부터 지루함에 빠져버린 아버지까지 다양한 군상이 뒤섞이고 있었다. 특별하기에는 너무 많이 만들고, 섬세하기에는 너무 바쁘다. 럭셔리란 무엇인가? 이보다는 나은 것이어야 한다는 점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