フランス料理の新しいソース, 柴田書店, 2018
먼저 밝혀야 할 점은 이 책이 번역되어있다는 점이다. 「SAUCE 소스」(김윤경 역, 시그마북스)로. 이 책은 번역되기 전에 이미 후루룩 읽기도 했거니와, 정작 번역본은 내가 본 적도 없는 관계로 양심상 원서를 게재한다. 그러나 번역본에 특별한 이상이 있지 않다면 똑같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 책이 나는 국내에 왜 번역되었는지 모르겠다. 왜인가, 이런 요리책의 수요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실제로 따라할만한 레시피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그나마 식당의 주방이라면 어떻게 몇 가지를 모방하거나, 현대 요리의 여건이 갖춰진 주방이라면 재료 정도를 타협하는 선에서 모사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이 책은 전적으로 영감을 위한 책이기 때문이다.
「오마주オマージュ」의 아라이 노보루, 하야트 레겐시 하코네의 가나야마 야스히로, 「라 심ラ・シーム」의 다카다 유스케, 「오드オード」의 나마이 유스케, 「어비스アビス」의 코타로 메구로. 다섯 셰프가 실제 레스토랑에서 사용했던 소스와 요리들을 수록한 책이다. 월드 베스트 50이나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된 곳들인 만큼 여러분의 관심을 끌기에는 모자라지 않아 보인다(그리고 그것이 번역의 이유겠지). 그러나 우리는 그 뒤를 봐야한다.
이 책의 원제는 그냥 소스가 아니라 아타라시 소스다. 무엇이 새로운 소스인가. 타피오카 전분을 쓰면 새로운 소스일까? 오래된 소스와 현대적인 소스를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답하기 위해 가장 좋은 길은, 소스의 새로운 역할론을 창조한 고에 미요와 그들이 주목했던 요리사들, 폴 보퀴즈 이하 프랑스인들에게 물어보면 가장 좋겠지만, 번역은 커녕 존재 자체도 딱히 알려져 있지 않고 고미요의 초기 비평은 아예 원문을 구하는 것 부터가 문제이다. 또한 옛날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상황에서 이 일본 서적은 굉장히 유용할 수 있다. 단순히 프랑스 요리를 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고, 일본에서 프랑스 요리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재패니즈 프렌치의 선두에 선 셰프들의 레시피로 기록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 위대한 요리들은 더욱 상세하게 기록되어 우리에게 남을 필요가 있다.(특히 국내에서 나는 이 갈증을 많이 느낀다. 셰프들의 팬은 많은 것 같은데) 단순히 일본의 식재료를 쓰는 것 뿐 아니라 일본 요리의 기법이 유감없이 뒤섞인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소스를 넘어 육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는 부분이 이해를 돕는다.
셰프들의 인터뷰가 실려있는 점도 인상적인데, 기대한 만큼은 별 도움이 되지 않지만, 적어도 '프랑스 요리는 소스가 핵심이다'라고 말만 하고 전혀 설명은 되지 않는 현실 속에서는 의존해도 좋은 서적이다. 각 셰프가 소스를 어떤 역할에 입각하여 배치하고, 또 응용하는지를 배움으로서 프랑스 요리라는 무대를 어떻게 바라볼 지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어쨌거나 우리와 유사한 배경을 가져 식재료가 겹치는게 많으므로, 동아시아의 재료와 그렇지 않은 것들을 어떻게 어우르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 예시를 하나 들자면 여린 머위 새순ふきのとう과 푸아그라와 같은 것. 전통적인 일본 식재를 프랑스 요리에 녹인다, 그리고 단순히 그 안에서 그 맛을 중심으로 요리한다, 그렇게 해서 푸아그라의 사회적 위치와 머위줄기의 위치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만든다. 후키노토우는 계절감이 강한 재료로 일본적인 요리의 전형적인 주제이지만 덴푸라라는 양식에 갇혔고, 푸아그라는 온갖 윤리적 고민과 품질 문제 등으로 위세를 잃어가지만 여전히 '푸아그라니까 고급'이라는 인식 속에 맛이 고통받는다. 그 사이에서 셰프의 역할은? 그 답이 한 접시의 요리에 담긴다. 잎새 모양으로 굳힌 양파가 일본 요리의 장식을 떠올리게 할 때 셰프의 의도는 객에게 전달된다. 현대에 예술가로 살고자 하는 요리사의 자세다.
모든 레시피와 요리가 이렇게 심각한 접근만 가지고 있는건 아니다. 그러나 프랑스 셰프들이 일본의 재료를 더욱 열심히 탐구하고 또 녹여내고자 노력할 때, 발전하는건 단순히 재패니즈 프렌치 뿐이 아니다. 프랑스 요리가 굳건한 인기를 얻을 수록 일본 요리도 프랑스 요리의 다양한 재료와 기술들의 강점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프랑스 요리에 쓰이는 식재료들의 자리도 더욱 넓어지는 것이다. 비둘기부터 뇌조, 토끼, 사슴까지 거침없이 등장하며 일본에서 변화한 중화풍의 요리법부터 대구 정소, 말린 표고와 멸치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요리가 자유롭다. 이러한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서 요리사들이 무슨 고생을 하고 사는지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단순히 오래 일한다고 다 고생이 아니다. 창조적인 고생길이 그들을 예술인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