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na Sawayama - SAWAYAMA [The Independent]

Rina Sawayama의 2017년 EP는 Britney Spears와 NSYNC의 영향을 받은 톡톡 터지는 팝 음악의 틀 안에서, 영국에서 살아가는 일본인 여성의 삶을 노래한 작품이었다. 29세의 캠브릿지 졸업생의 데뷔 LP는 정치적인 목소리는 지키면서도, 가벼운 팝 음악의 음향은 대담하고 급진적인 사운드로 변화를 추구하였다. SAWAYAMA는 북런던에 살아가며 그녀가 들어온 음악들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구성한다.

이 앨범은 시작부터 선명한 인상을 보여주는데, 매우 매혹적인 "Dynasty"만 들어보아도 그렇다. Evanecsence를 떠올리게 하는 누 메탈과 팝의 광택이 묻어난다. 기타 사운드는 더욱 공격적인 트랙, "STFU!"에서 강렬함을 더하는데, 달콤한 목소리를 가진 그녀지만 만연한 인종 차별에 대해 가시 돋힌 말들을 쏟아내어 그에 대한 그녀만의 반격을 보여준다: “Have you ever thought about/ taping your big fat mouth shut/ ’cause I have many times”. "XS"에서는 묵직한 록 기타와 Justin Timberlake의 "Like I Love You"가 가진 어쿠스틱 연주, 그리고 아름다운 R&B의 터치를 가미한다.

Sawayama는 쉽게 지루해지는 그녀의 성격을 인정하는데, 과할 정도로 앨범에서 트랙마다 장르에서 장르로 마구 뛰어넘는 진행은 집중 시간이 엄청나게 짧은 그녀를 보여주듯 곡의 주제 또한 부모의 이혼에서 시작된 십대 시절의 반항부터 조금은 덜 편협한 주제, 이를테면 기후 변화까지 넘나든다. 앨범에는 감상적인 팝 음악도 있고("Chosen Family"- 퀴어 친구들에게 헌정하는 곡), 겉치장이 화려한 R&B도 있고("Fuck This World") 무대 공연을 위한 노래도 있다("Who's Gonna Save U Now").

Rina의 미니 앨범은 그녀를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에 올려놓는데 성공했다면, SAWAYAMA는 그녀의 목소리를 현재의 팝 가수중 가장 주목받을 소리로 만들어준다고 볼 수 있다.

Rating : ★★★★☆ ( 4/5 )


2020년 5월에 아티스트의 소개를 캠브릿지 학사로 소개하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인가 생각이 먼저 듭니다. 소제목으로 다시 강조하다니. 제가 캠브릿지 대학 졸업생은 아니지만 저는 그런 소개를 정말 좋아하지 않는데요. Mitski에 이어 이번에는 Rina Sawayama입니다. 유럽 무대를 중심으로 아시아 여성 아티스트들이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XS"가 당연히 가장 주목받는 곡임은 명백합니다. Spotify의 재생 목록에서도, 그녀의 다양한 표정이 돋보이는 뮤직 비디오도 그렇습니다.

비평의 역할은 삶 안에 녹아든 열정을 읽어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좋은 작품과 나쁜 작품을 느끼는 데 있어 사람들은 직관을 통해서도 꽤나 잘 읽어내지만, 좋은 작품에 이르기 위한 과정을 읽어낼 수 있다면 세상은 더욱 넓어집니다.

XS같은 노래는 가볍고 유쾌하면서도 요즘 시대의 세계적 유행에 대해서 저 또한 느끼는 바에 대해 적절히 짚어주고 있지만, 두 트랙만에 "Comme Des Garcons(Like The Boys)"라는 제목의 트랙을 배치한 것은 다소 의문입니다. 과연 무엇이 이 앨범의 진심인지. 물론 두 트랙은 유사하고 뮤직 비디오만 보아도 그렇지만, 조롱하고 놀리는 데 과연 거침이 없는게 니가타보다는 런던의 문법을 채용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타인에 대해 이렇게까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게 예술의 힘이자, 저같은 소시민과 위대한 예술가를 가르는 벽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주황색 앞머리와 푸른 눈화장으로도, 탁월한 감각의 음향과 흥행보증 사운드의 선택 이상으로 볼 것이 많지만 과연 기대하는 역할이 가능한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