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Z 마일리지로 SA 퍼스트 클래스 발권하기

OZ 마일리지로 SA 퍼스트 클래스 발권하기

항공사를 거대한 금융사로 만든 마일리지 제도는 COVID-19 위기를 본격적으로 지나며 빠르게 그 혜택이 축소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캐세이퍼시픽, 싱가포르항공 등 유수의 항공사들이 마일리지 항공권(해외에서는 통상 Award ticket이라 부릅니다)에 필요한 마일리지 요구량을 늘리고 있으며, 항공동맹의 마일리지로 예약 가능한 티켓의 종류 또한 점점 제한하고 있습니다. 항공사와 소비자의 이익이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은 바로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일찌감치 퍼스트 좌석을 폐지하고 비즈니스 스마티움이라는 의문스러운 서비스로 교체하였고, 대한항공은 상위 티어 고객들이 아닌 한 사실상 퍼스트 좌석을 열어주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인수합병이 다가오며 OZ 마일의 평가절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 OZ 마일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모르는 분도 계실테니까요.

일단 스타얼라이언스 항공동맹 내에서 파트너 항공사의 마일리지로 퍼스트 클래스 발권을 허용하는 항공사는 다음과 같이 파악됩니다.

에어 인디아(AI)

스크린샷 2024-08-09 215148.png

타타그룹이 인수한 후 대대적인 투자 중에 있는 에어 인디아의 퍼스트 클래스 티켓은 SA 어워드 중에 가장 손쉽게 발권할 수 있는 퍼스트 클래스 항공권입니다. 델리와 뭄바이 두 공항을 허브로 사용 중이며 임박해서까지 북아메리카 주요 도시, 유럽 주요 도시행 퍼스트 클래스를 막대하게 굴리고 있으나 인도를 경유해야 하기 때문에 비행 시간이 막대하게 늘어난다는 점, 에어 인디아 자체의 서비스가 좋지 않다는 점 때문에 그다지 선호되고 있지 않습니다. ICN-DEL 직항에서는 또 퍼스트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매력은 더더욱 떨어집니다.

2023년 에티하드항공으로부터 인수한 B777-300ER을 장거리 노선에 투입하고 있어, 에티하드항공의 B777과 동일한 좌석 배열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빼고는 거의 관심을 받고 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관심이 가는 것으로는 상징적인 노선인 DEL-LHR, 매우 긴 비행 시간을 자랑하는 DEL-JFK 정도가 있겠습니다.

루프트한자(LH)

스크린샷 2024-08-09 215446.png

프랑크푸르트-인천 직항편에서 퍼스트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자사 내 라운지 및 지상 서비스가 매우 훌륭하다는 점으로 유럽행을 생각한다면 가장 노리고 싶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입니다. 자회사인 스위스 국제항공이 루프트한자 그룹의 상위 티어 브랜드 역할을 수행하지만, 스위스 국제항공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서는 파트너사에게 어워드 퍼스트를 열어주지 않습니다. 루프트한자는 출발 30일 전에 파트너사에게 어워드를 개방하는 독특한 정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요새는 더 극단적으로 바뀌어서 3일 전에 오픈하는 괴랄한 정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시아나는 72시간 이전 발권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OZ 마일리지로는 발권이 거의 불가능하게 되어버렸지만, 다행히 시차가 있어 오픈하는 찰나에 예약할 수는 있습니다. ICN-FRA 노선에서는 3일 전 비즈니스 9석/퍼스트 2석이 고정적으로 풀리는데 관찰한 경험 상 3일 전에 풀리기 때문인지 보통 그대로 남아 있다가 비우고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존 항공권을 예매해 두었다가 취소하고 갈아타는 식으로밖에 이용할 수 없겠습니다만, 그럴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ICN-FRA 노선 외에도 뮌헨 공항 착발편의 경우 A380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해볼 수 있기도 합니다. MUC-BKK(하절기), MUC-DEL, MUC-LAX 노선에서 A380이 굴러가고 있으며, 이외에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MUC-JFK, MUC-IAD, MUC-BOS 노선에도 다시 A380이 투입될 예정입니다. 뮌헨 근처에 있다가 3일 전에 미국으로 떠날 여유가 있다면 루프트한자의 A380을 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

타이항공(TG)

스크린샷 2024-08-09 215726.png

타이항공은 BKK-KIX, BKK-NRT라는 중단거리 노선에서 퍼스트를 아직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실 일본행 항공편은 일본행의 탈을 쓴 일본발 방콕 경유 런던행 노선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NRT-BKK-LHR, KIX-BKK-LHR 두 노선에서 퍼스트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map.gif

타이항공 퍼스트는 현재 SA 마일리지를 사용해 두 편의 퍼스트를 이어붙여 연속으로 탈 수 있는 유일한 옵션입니다. KIX-BKK-LHR로 발권하면 추가 마일리지 차감도 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이겠습니다만, BKK-LHR 노선은 썩 인기가 있기 때문에 두 표를 모두 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만약 성공했다면 아예 ICN-KIX-BKK-LHR으로 지그재그 그리듯 연결하여 발권하면 가장 좋겠습니다.

타이항공이 파트너사에 퍼스트를 개방하는 날짜는 339일 전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는 180일 전부터 열리는 것 같습니다. LH와 비슷하게 파트너에게 문을 좁힌 것일까요? 그래서 보통 열려도 1자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전일본공수(NH)

스크린샷 2024-08-09 121752.png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로 발권 가능한 퍼스트중 압도적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전일본공수는 구기재(퍼스트 스퀘어), 신기재(더 스위트), A380 세 종류의 퍼스트 클래스를 나누어 운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map2.gif

모든 노선이 인기지만 특히 신형 B777이 고정적으로 투입되는 HND-JFK, HND-LHR 노선의 경쟁은 매우 치열합니다. 샌프란시스코/시카고 노선의 경우 보통 구기재이기도 하고, 목적지 자체가 런던과 뉴욕이 더 인기 있는 탓도 있겠습니다.
A380의 경우 나리타-호놀룰루 노선에만 고정적으로 투입되고 있습니다. 최후의 A380으로 FLYING HONU라는 이름까지 붙은 특별한 노선입니다만, 하와이가 일본인들에게만 엄청난 인기를 얻는 목적지이기 때문에 실익에 비해 경쟁은 뜨거운 편입니다.

파트너 어워드 티켓 오픈은 355일 전이며, 2석이 고정으로 열립니다. 1석이 보였다면 하나는 놓친 경우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어떻게 예약할 것인가?

I. 빈 자리를 찾고 말거야

가장 쉽고도 어려운 방법입니다. 빈 자리가 있다면 언제든지 검색해서 예약할 수 있겠죠. 문제는 이게 쌩 노가다로 이루어진다는 점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어워드 티켓 검색은 특정 노선을 하루 단위로만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무한한 노가다가 들어갑니다. 그 시간에 돈을 열심히 벌어서 타는게 빠를 정도입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유나이티드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유나이티드항공으로 검색

유나이티드항공 사이트에서는 30일 단위로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빠르게 퍼스트 티켓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UA 마일리지에 오픈된 티켓이면 99% OZ에도 열리기 때문에 유용하죠. 다만 고질적으로 팬텀이라고 하는 가짜 티켓이 표시되는 문제가 좀 있습니다.

방법은 다음과 같이 진행합니다.

  • 여기를 통해 유나이티드항공 검색 기능에 액세스한다.
  • 원하는 노선을 입력하고, 가격을 마일 단위로, 원하는 클래스를 퍼스트로 설정한다.
  • 보통 퍼스트 티켓이 있는 날짜만 표시되는 마일 수가 다르다(더 낮다). 특이한 날짜가 보이는지 페이지를 넘겨보며 뒤져 찾고, 해당 날짜에 퍼스트 티켓이 표시되면 아시아나로 가서 예약한다.

예시로 진행해 보겠습니다.
스크린샷 2024-08-09 230653.png
루프트한자 A380이 운행하는 BOS-MUC 노선, 3일 전 오픈이니 임박한 날짜를 조회해 보겠습니다.

스크린샷 2024-08-09 230748.png
이렇게 퍼스트가 있는 날을 누르면 퍼스트란이 표시됩니다. 물론 지금 뮌헨으로 출발해도 그림의 떡이지만요. 😅

II. 서드 파티 서비스 이용

어워드 티켓을 검색하여 알려주는 서비스로 유명한 업체로는 seats.aero, ExpertFlyer가 가장 대표적이고 이외에 Roame, Points.me, Award Nexus같은 업체들이 많습니다만 대부분 유료로 사용해야 충분한 정보를 보여줍니다. 무료로 사용할 만한 것은 60일 이내의 검색 결과를 그냥 뿌려주는 seats.aero 정도입니다. 유료 서비스 중 가장 유용해 보이는 것은 원하는 노선, 기간을 설정해 알림을 받는 서비스입니다. 다만 돈을 쓰기 위한 돈을 써야 한다는 점이 심리적 장벽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III. 오픈런

미리 준비한다면 원하는 날짜의 티켓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만, 실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위험이 따르기도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각 항공사의 티켓 오픈일을 기준으로 대기하다가 오픈하자마자 아시아나에서 검색해서 예약하는 것이죠. 다만 항공사의 국적에 따라 오픈하는 시간이 조금씩 다릅니다. ANA는 한국 시간 기준 오전 9시이지만, 다른 항공사가 다 현지 기준 오전 9시에 오픈하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정확한 오픈 시간은 각 항공사별로 찾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제가 ANA 오픈런을 시도해본 후기입니다. 355일을 카운트해서 오전 9시 이전에 기다렸다가, 정각이 되면 검색하는 단순무식한 방법입니다. 다만 아시아나 검색 프로그램이 빠르지는 않기 때문에 조금 더 빠르게 검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모일에 도전했던 런던-하네다 구간. 하네다-런던보다는 쉽겠지 싶어서 도전했습니다만 검색이 완료되자마자 1석으로 표기되었고 여정선택 완료를 누르자 표가 날아갔습니다. 빠른 진행이 중요합니다.

스크린샷 2024-08-09 122249.png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항공권은 이렇게 환승을 허용하고 있어, 특정 거리 내에서는 마일리지 추가 공제 없이 환승 항공권으로 발권이 가능합니다. 어떤 노선이 가능한가는 IATA에서 설정한 MTM를 일일이 따져야 하지만, 대충 우리가 노리는 구간은 뻔히 정해져 있으므로 ANA는 서울-도쿄(인천/김포-하네다/나리타 무관)-뉴욕/런던, 방콕은 ICN-KIX-BKK-LHR로 환승이 가능하다는 점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루프트한자의 경우 매우 다양한 유럽 내 항공편을 엮을 수 있으나 보통 A320neo로 길어야 두 시간 가는 별거 없는 여정들이기 때문에 별로 매력은 없습니다. 빈, 취리히/제네바같이 퍼스트/HON Circle 라운지가 있는 곳을 경유하는 여정을 고려해볼만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뉴욕의 루프트한자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가 압도적인 시설과 프리-플라이트 디너로 유명합니다만, 한국인이 독일과 미국을 오가는 노선을 3일 전에 가기란 정말이지 쉽지 않습니다.

1번 또는 2번 방법으로 예매하는 경우와 달리, 3번 오픈런의 경우에는 한가롭게 연결 발권을 하다가 놓치는 참사가 발생하므로 일단 원하는 노선을 발권한 뒤 연결편을 포함하여 변경하는 식으로 완성하는 방법을 추천드립니다. 이렇게 하면 변경 수수료(아시아나 기준 3,000 마일 또는 30 USD)가 들기는 하지만 훨씬 안전합니다.

최근의 후기

네, 그렇게 김포-하네다-존F케네디로 이어지는 여정을 발권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 뉴욕 글을 주루룩 쏟아낸지 3년이 지난 시간이 되겠네요.

참고로 파트너사 예약 항공권도 좌석 지정, 기내식 선택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예매한 ANA을 기준으로 방법을 간단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빨간 표시가 되어있는 "예약"을 통해 예약 정보 확인란으로 들어갑니다.

국제선예약확인 옵션에서 예약번호는 아시아나항공에서 표시되는 번호를, 이름과 성은 각각 영문으로 입력해 줍니다.

예약정보가 표시됩니다. 어워드 티켓은 "특전 퍼스트", "특전 비즈니스"로 표기되네요. 현재 좌석은 하네다-뉴욕만 지정해둔 상황이지만, 김포-하네다도 지정 가능하고, 퍼스트는 기내식 선택(프렌치/와쇼쿠)도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계속 새로운 분들이 찾아주시기 때문에 모르실 수 있으니 이참에 소개드립니다. TRIPS 섹션에서는 여행 중에 겪은 여러 식사에 대한 소개와 평가, 감상이 뒤섞여 남겨져 있으니 해외의 동향이 궁금하신 분, 단순히 제 여행기에서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예전 글들도 적극 권해드립니다. COVID-19 이전에는 본 사이트를 운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때의 기록이 없는 점은 아쉽네요. 앞으로 풍성하게 가꾸어 보겠습니다.

oversea - DIN.ESSER

게시글에 대한 최신 알림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