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텐더 - 사이드카
가니쉬 없는 사이드카. 어쩌면 가니쉬가 있는 칵테일을 마신 적이 더 적은 장소이기 때문에 당장에는 별 생각을 안했는데 (공간이 워낙 산만하기도 했고) 마시면서 별 생각을 다 했다.
사이드카는 어떤 칵테일이어야 하는가? 기본적으로 사워의 문법을 따르지만 브랜디를 사용한다는 데서 통상 마시는 이들의 기대가 결정된다. 본래 과실로부터 태어난 브랜디와 과실향, 그리고 과일의 맛은 놀랍도록 어울려 더 이상 브랜디가 아닌 무언가를 만든다. 또한 상당한 양의 오렌지 리큐르를 사용하게 되므로 이 과일의 뉘앙스는 어떤 특정한 과일도 떠올리기 어렵게 만드는, 제3의 존재가 되는데 그 경험이 기억 속에 사이드카라는 이름과 함께 저장된다. 풍성한 달콤함과 빠르게 오르는 취기, 그리고 코냑과 오렌지 리큐르의 향이 뒤섞여 빚어내는, 자연에는 없는 어떠한 향기의 복합체.
유사한 칵테일로 다이키리가 있지만 다이키리가 단순함의 미학이라면 사이드카는 입 안의 후신경을 자극하는 요소가 켜켜이 쌓인 처지이므로 관건은 이 향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있다. 칵테일이 추구하는 바를 이루면서도 코냑의 향이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냉각되거나, 과하게 용해되면 실패이며 단맛을 더하는 리큐르를 과하게 쓰지 않으면서도 그 향은 풍성하게 느껴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숏 드링크, 사워이기 때문에 단맛이 높다면 그르치기 쉽다.
그래서 이 사이드카는 어땠는가? 과연 사이드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