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y Of Pizza, Voracious, 2021
나폴리대 연구팀의 La Pizza Napoletana와 모더니스트 퀴진 팀의 모더니스트 피자, 두 책은 모두 피자에 대한 기술적 이해를 돕는데는 매우 유용하지만 현실적으로 읽는 이를 찾기는 매우 어려웠다. 두 책이 제공하는 기술적인 정보는 당장 쓸모가 있다기보다는 이미 실전으로 쓸 수 있을 정도의 기본적인 기술과 이해를 바탕으로 도약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기 때문에, 당장 큰 티를 내기 어려울 뿐더러 제빵의 기술적 디테일에 대한 수요는 생각보다도 매우 적은 듯 하다. 모두가 빵을 과학이라고 말하지만 몇몇 연구의 결과를 탐할 뿐 과학적 방법론이나 사고방식을 장착하기는 꺼린다.
댄 리처의 이번 책은 이러한 현실을 감안했을 때, 두 책보다도 훨씬 타인에게 권하기 좋으며 어떤 면에서는 더욱 훌륭한 책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우선 훨씬 실용적이다. 독자를 가정의 요리사부터 아마추어 애호가, 초보 프로까지 폭넓게 상정하여 친절하며 이해하기 쉽게 각 단계를 소개한다. 사진은 물론 QR코드 비디오를 통해 직관적으로 이해를 도우며, 각 단계의 완성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지침을 제공하는 지점 역시 독자에게는 매우 도움이 된다. 이에 더해 책이 제공하는 깊이 역시 결코 얕지 않다.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책이 아니므로 레퍼런스가 거의 제시되지는 않지만, 정확히 밝혀진 원리들을 바탕으로 실전적인 정보들을 풍성하게 제공한다. 이탈리아 "00" 밀가루가 아닌 밀가루로도 훌륭한 도우를 만들 수 있고, 나폴리까지 가서 자격증을 따오지 않더라도 화덕을 이용할 수 있게 충분히 도우며 프로들은 거의 쓰지 않는 브레빌 피자이올로와 같은 가정용 장비에 대한 팁 역시 준비되어 있는 등, 이 책은 거의 모든 환경에서 모든 종류의 피자를 구울 수 있는 기초를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댄 리처가 위대한 피자 선생인 이유는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잘 이끔과 동시에 독자로 하여금 자신만의 피자를 구울 수 있도록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 있다. 각 장마다 그는 과정의 의도를 설명하고, 그에 대해 검토할 수 있도록 도우며 자신의 삶, 자신의 가게를 멋진 예시로 제공한다. 기초가 되는 1~3장을 충분히 숙지하고 나면 저지 시티를 배경으로 하는 피자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더 잘 이해하고, 나아가 댄 리처가 피자를 사랑하는 방식까지도 알 수 있게 만든다.
유일한 문제가 있다면 그의 피자는 지나치게 진짜여서 쉽고 단순한 버전은 없다는 점이다. 그 점 때문에 악평이 꽤 달려있다.